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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소식

꼬부랑 할머니


오늘은 꼬부랑 할머니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웬 꼬부랑 할머니?” 하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촌에 가면 꼬부랑 할머니 많으시잖아요? 

물론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하시고 연로하셔서 생겼지만 

이렇게 생기는 병이름을 “노인성 요추부 퇴행성 후만증..” 이름도 길지요. 

간단하게는 “노인성 후만증”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아니~ 나이 먹으면 다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것도 병인가???” 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네~~ 맞습니다. 병입니다. 

등근육이 약해져서 척추를 뒤에서 단단히 잡아줄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고 

특징적인 증상은 처음에는 허리를 쭉~~ 펴고 서 있을수 있는데 조금만 지나면 허리가 구부러져서 뭘 잡지않으면 서있을 수 없습니다. 보통 설거지를 하시다가 허리가 자꾸 구부러지니 싱크대에 기대고 하십니다. 

보통 저 병이 있으신 분은 팔꿈치에 굳은 살이 다 박혀있습니다.  

또 이게 점점 진행되면 앞으로 허리가 더욱 구부러지고 등근육이 아에 퇴화되고 위축되서 

근육에 기능을 못하고 척추는 그 상태로 딱 굳어버립니다. 

이 정도되면 억지로라도 펼 수가 없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할머니들 유모차 많이 밀고 다니시잖아요. 그분들 다 노인성 후만증 환자분이십니다. 


특이하게도 서양노인에게는 잘 안생기고 한국. 일본, 중국에 사시는 할머니께 잘 생깁니다. 

학자들이 원인을 조사를 해봤는데 바닥에 앉아서 생활하시는 문화가 있는 지역하고 쪼그려 앉아서 

일을 많이 하는 농촌지역에서 잘 생기는 게 아닌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보다는 할머니한테 잘 생기는걸봐서 골다공증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촌에 어머님들 고생많으시죠. 보통 일 나가시면 허리한번 펴 볼 여유없이 하루종일 쪼그려 앉아 일하지 않습니까? 아마도 저는 이게 노인성 후만증의 제일 큰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진단은 어떻게 하느냐면요. 

처음부터 꼬부랑 할머니가 오시면 “아~~노인성 후만증이네” 하고 누구나 다 알지요. 

그런데 처음부터 꼿꼿히 서서 들어오는 환자분을 보고 노인성 후만증으로 진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노인성 후만증 환자분이 오만 병원 다 다녀도 안 낳는다고 오시는데 

이런 분들이 제일 먼저 호소하는 증상이 뭔지 아세요? 

“나는 허리가 자꾸 앞으로 꾸부러 집니다.” 하실 것 같으세요? 

보통은 이분들이 젤 먼저 말씀하시는 증상이 “난 허리가 아파요” 하십니다. 

그러면 협착증, 디스크, 허리 퇴행성 관절증, 등등 별의별 병을 다 머리에 떠올리고 검사하고 

주사놓고 약 먹고 하는데 그게 효과가 있겠습니까? 


어쨋건 진단방법은 x-ray 찍으면 됩니다. 

처음한장 찍고 10분후에 한장찍고.. 그동안 무얼 기대거나 잡으면 안됩니다. 

그러면 허리가 구부리진게 딱! 나오지요. 

저는 그냥 처음 한장만 찍으면 알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얘기니 건너뛰도록 하겠습니다. 

두번째는 MRI를 해보는 겁니다. 

우선은 협착증이나 퇴행성 변화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고 

등뒤에 근육의 볼륨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 치료는 어떻게 할까요? 

수술하는 방법은 척추를 일부러 부러트려서 앞으로 구부러진걸 똑바로 세우는 겁니다. 

물론 엄청 큰 수술이긴 하지요. 그런데 수술해야하는지 하지말아야 하는지에 논란이 있습니다. 

젤 핵심적인 얘기가 “이건 노화현상인데 구지 수술까지 해서 고쳐야 하느냐?” 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면 나이먹어 낡아서 고장난 건 고치지도 말고 그냥 살으란 얘기야?” 하는 반론도 있습니다. 

어른신들 무릎 인공관절 같은 거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럼 그 말도 맞는 것 같고요. 

하지만 저는 수술에 절대 반대를 합니다. 우선 수술이 너무너무 큽니다. 

피를 엄청 흘리고 오랜시간동안 마취와 수술을 하셔야하는데 적어도 5시간 이상 걸립니다. 

연세드신 어른들이 잘 버틸수 있겠습니까? 

두번째로는 결과가 별로 않좋습니다. 또 구부러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저는 보존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권해드리는데요. 

첫번째 골다공증약을 반드시 드시게 합니다. 

두번째 지팡이나 유모차를 반드시 짚으시라 권합니다. 

세번째 근육강화운동을 권합니다. 


그런데…..  어르신들~ 알려 드린데로 잘 할 것 같으세요? 

한~사람도 제대로 하시는 분을 못봤습니다. 처음에는 보조기도 채워드렸거든요? 

불편하고 갑갑하고 더우시데요. 비싼 돈주고 한건데….. . 아깝게 내버리시고… 

운동치료방법도 시간내서 열심히 가르쳐드렸거든요. 

“꼭~하셔야해요. 꾸준히 3달만 하세요.” 이러면서요. 3일도 안하십니다. 힘들데요. 

당연히 힘들지요. 근육이 한 개도 없는데… 

지팡이 권해드리면 70먹은 할머님이 챙피해서 못 짚고 다시신데요. 

뭐가 챙피하냐니까 80먹은 옆집할머님도 꼿꼿히 다니는데 내가 어떻게 지팡이를 짚으시냐? 그러세요. 

그래서 저는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지만 연세드신 분들의 정서도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할머니. 골다공증약은 꼭 드시고 지팡이나 유모차만이라도 꼭 밀고 다니세요~~” 이럽니다. 

그러면 하시겠다 하네요. 


예방법은 젊어서부터 너무 쪼그려 일 많이 안하시는 거구요. 

웬만하면 입식생활로 바꾸는 게 좋고 골다공증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한참 얘기하고 나니 돌아가신 어머님이 생각나네요. 

오늘도 건강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글쓴이 : 정형외과 전문의 이영호 )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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