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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소식

성장통

 

오늘은 성장통에 대해서 이야기해드릴까 합니다. 

부모도 답답해하고 의사도 답답해하고 맘편한 사람은 아이밖에 없는 병인것 같습니다. 

어떻게 아팠는지 어디가 아픈지 말을 정확하게라도 하면 좋으련만 대화가 되지않습니다.  


레지던트 시절엔 듣도 보도 못한 병이 성장통이란 건데

무슨 병인지 정말 알고싶고 원인도 궁금하였습니다. 

정형외과 한글교과서, 학회지, 외국논문 검색하였습니다.

그런 용어가 없네요. 

인터넷을 검색하니 주로 한의사들이 답변을 많이 달아놓았구요.

도대체 성장통이란 말은 누가 만들었고 출처는 어딜까 정말 궁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성장통이란 용어를 쓰지않았고 근육통, 염증 정도로 알려줬고 그렇게 치료했습니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여덟살정도 되는 남자애였는데 너무 아프다고 하면서 다리를 질질 끌고 들어옵니다. 

엄마도 너무 걱정스러운 눈치고.. 

x-ray를 찍었더니 어이쿠!!  골막반응이 보이는것입니다. 

아래사진은 인터넷에서 비슷한 것을 골라보았습니다. 이것과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이것과 비슷한 모양이지 똑같은 사진은 아닙니다.

이사진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사진으로 유잉육중이라하는 악성 골종양입니다.


골막반응은 골절후 새로운 뼈가 생기려할때, 종양이 생긴후, 뼈가 곪으려는 골수염 발생때 보이는 

아주 좋지 않은 징후이지요.

우선 생각나는 진단은 골종양... 특히 악성종양 

엄마한테 설명한뒤 MRI를 찍어보았지요.

결과는 특징적으로 골막반응이 생겼는데 뼈내부가 깨끗한 거에요. 

방사선과 전문의와 한참 상의하였는데 골건부착부위 염증(enthesopathy)로 결론 내렸습니다.


 

뼈와 인대가 붙은 부위에서 과도한 사용으로 인대부착이 떨어져서 염증성 반응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부위에 많이 발생합니다.

 

부모와 아이에게 자세히 물어보니 이놈이 보통 나데는 녀석이 아닌겁니다. 

각종 운동에다가 평소에도 많이 설치고 다니고 쩔룩거리면서도 놀러나가고.. 

그러다 한계에 온거지요.

어쨋던 부모님도 한숨놓고 저도 한숨놓았습니다.

이후 저는 성장통이란 것에 대해 알 것 같았습니다. 

enthesopathy. 골막부착부염증..

성장통이란게 이런 종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병은 아이들만 생기는게 아니라 활동적인 어른도 잘 생길 수 있고 류마티스 환자에게도 잘 생깁니다.

흔히 알고있는 테이스엘보, 아킬레스 건염, 슬개건 건염 모두 그런 종류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유독 많은 이유는 골막이 어른처럼 뼈와 아주 단단하게 밀착되어있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좀 연하다고 할까요. 그리고 골막도 두껍고요.

아이들은 골막이 대단히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뼈와 골막이 단단히 부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활동으로 힘줄과 인대가 너무 골막을 많이 잡아당기니 골막과 뼈가 떨어지고 그러니 통증이 발생하고 아주 심하면 골막반응까지 생기는 것이지요.

보통은 통증이 발생하면 활동량이 적어지니까 휴식을 취하게 되고 그러면 저절로 좋아지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은 자신의 통제력이 없으니 도가 지나치게되고 골막부착부위염증이 생기는 것이 생각됩니다.

 

아이들의 치유력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때 어른의 3배쯤 되는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런 병도 치유가 아주 빨리 잘 되는 것 같구요.

가벼운 enthesiopathy는 며칠만 쉬어도 금방 좋아지는 것 같고

하루저녁 놀다가 아픈 것은 하루 밤만 자고나도 좋아진다 생각합니다.

 

발목 팔꿈치, 무릎 안생기는 곳이 없지만 그중 무릎에 많이 생기는 부위를 화살표로 표시하였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여러 이야기를 하시는데

뼈와 인대의 성장속도가 달라서 그렇다, 어떤 분은 저와같이 골막반응이 생겨서 그렇다. 

근육과 뼈의 성장속도가 틀려서 그렇다 라고 하십니다. 

어느 것도 정설도 받아들인 것은 없는 것 같구요.

또 고관절 활액막염, 소아기 류마티스, 소아형 고관절 무혈성괴사, 골수염 등등을 조심해야한다 합니다. 그런데 그런 병은 너무나 뚜렷한 특징적 증상이 있습니다. 못알아낼리 없습니다. 

그러니 병원에서 진찰후 성장통 같다느니 어쩌구 하면

너무 뛰어놀아서 그렇구나 생각하시고 휴식을 잘 시키고 주의깊게 관찰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신속히 안좋아지면 어머님은 조바심나서 온갖 병원 다 쫒아다닙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날 저절로 좋아지게 됩니다.  

저의 조언이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쓴이: 영주자인병원 정형외과 이영호)

 

 

 

 

히프와 골반에 잘생기는 부위입니다.

 

 

  발뒤꿈치에도 이렇게 생깁니다.